인터뷰 I 화계사 주지 법정스님
인터뷰 I 화계사 주지 법정스님
  • 경기포털뉴스
  • 승인 2024.06.03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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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그대로를 바라보고 인정할 때 존귀한 빛 발할 수 있다”
끊임없는 수행으로 받아들임의 자세를 살피는 시간 가져야

 

도예마을로 유명한 이천시 사음동 사기막골을 지나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왼쪽으로 작은 외길이 보인다. 이 외길 끝자락에 화계사가 자리잡고 있다.


화계사에 들어서니 편안하고 아늑한 기운이 물씬 느껴지면서 마음의 매무새를 바로 잡게 한다. 화계사 주지스님인 법정스님이 환한 미소로 맞이하며 환대했다.
맑고 편안해 보이면서도 단단함과 강인함이 풍기는 법정스님. 그는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50호에 등재되어 가치와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영산재 이수자다.

지난 5월 12일 설봉대공연장에서 열린 불기2568년 봉축법요식에서 처음으로 영산재를 봉행했다. “봉축법요식에 이천시 불교연합회 회장 인성스님, 총무 준범스님의 영산제 시연 요청을 받고 현지답사를 갔을 때 남다른 감회가 있었어요. 제가 30년 전에 바로 그 자리에서 수행을 했었습니다. 당일 이천시민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영산제를 시연하니 가슴속 울림이 크게 와 닿았지요“ 정성껏 신위공양(청정한 몸으로 공양구를 삼나이다)했습니다” 법정스님은 수행지가 도자기엑스포 때문에 밀려날 수 밖에 없었던 아쉬움을 회상하고 영산제 시연에 대한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아울러 행사에 도움을 주신 인성스님, 준범스님 시장님을 비롯 모든분들께 감사를 전했다.

100년 역사 지닌 화계사
법정스님의 열과 성이 베어 있어

불교 사찰은 우리 마음의 번뇌를 정화하고 지혜를 터득하는 곳이기도 하다.
화계사는 한국불교 태고종으로 10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불모지나 다름없던 때부터 시작해 지금의 사찰로 자리잡기까지 법정스님은 젊음을 불사하며 30년 가까운 세월을 보내왔다. 안양루, 극락보전 용궁, 약사여래입상, 범종각 등이 위치해 있다. 특히 화계사 내에는 터파기를 하다 발견된 길이 17미터, 높이 10미터나 되는 거북바위가 보기만 해도 웅장함을 자랑한다. 전국의 많은 불자들의 발걸음이 이곳으로 향한다고 한다.

초등학교 때 불가와 인연 맺고
부처님 뜻 받드는 수행자로

“부처님과의 인연은 초등학교로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그때 스님을 뵙게 되었지요 출가 결심의 계기였어요. 나는 꼬옥 부처님을 만나야 되겠다는 원력 오로지 그것 뿐이었어요”
법정스님은 불가와의 인연을 숙명으로 받아들여 부처님의 소중한 뜻을 받들고 있다.
“법화경에서 연(蓮)은 사람을 의미해요. 사람이 아름답고 미묘하고 불가사의한 존재임을 말하는 것이지요 사람이 개개인이 원래 평등하고 완전한 부처임을 강조합니다. 인간존중, 즉 각자작자가 부처요, 무량공덕을 갖춘 존재이니 자부심을 갖고 자신있고 당당한 삶으로 수행을 해야 합니다”
우리모두가 부처라 말하는 법정스님은 부단한 수행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면서 진정한 깨달음은 인격 완성에 있다고 강조한다.
화계사에서는 정기적으로 경공부도 하면서 자비명상과 전법에 힘을 쏟고 있다.
젊어서는 교직생활을 했던 법정스님은 전국비구니회장과 총무원 문화부장 등을 역임하기도 했다.


세계 곳곳 누비며 자부심으로
영산제 시연하며 불교문화 알리다

“12년의 이수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이수자로서 활동을 하게 되는데요 그 또한 쉽지 않은 일입니다. 젊은시절 불교공부를 하던 중 큰스님의 권유로 영산재를 배우게 되었어요”
그때는 무조건 해야하는 것으로 알고 열심히 공부한 것이 큰스님의 눈에 띄었다는 법정스님은 긴 공부 끝에 이수자로서 자부심을 갖고 영산제에 임한다. 영산제 이수자로서 세계 곳곳을 누비며 한국의 불교문화를 전파하고 있다.
영산제는 불기 2600년 전 인도 영취산에서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여러 중생이 모인 가운데 법화경을 설하실 때의 모습을 현화한 불교의식이다.
그동안 많은 세계 여러나라를 누비며 한국의 불교문화를 널리 알려왔다. “유네스코 등재로 독창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은 만큼 더욱 전승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요. 부언하자면 오직 대한민국국가무영문화재 제50호 봉원사 영산보존회만이 봉행되고 있어요”

지혜로운 명상으로 나를 돌아보며
마음을 다스리고 잘 써야

법정스님에게 아무런 욕심없이 평소 생각하고 실천하면 좋은 귀한 지혜의 말을 얻고 왔다.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고 인정할 때 내면의 존귀한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
“잠시 눈을 감고 자신의 존재를 향해 속삭여 주세요, 나는 나 자신을 이해합니다. 나는 나 자신을 인정합니다.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합니다. 나 자신은 존귀합니다. 이렇게 마음으로 표현해 보세요 그리고 나와 또같이 다른 존재들 모두 존귀합니다 하고 말해봅니다”
“나는 존귀한 존재로서 주변에 어떤 말 생각 행동을 나눌 것인가 오늘은 이 생각을 꼭 돼새겨 보십시오. 지혜는 반드시 경험을 통해 알게 되니까요”
“우리는 끝임없이 발생하는 상황과 거기서 비롯되는 많은 번뇌와 감정에 시달립니다. 그때 지혜운 명상이 필요합니다. 잠깐 멈춤을 향해 상황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과 마음을 알아채야 합니다. 그것은 나는 지금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오늘은 상황과 감정에 휩쓸리지 말고 잠깐 멈춤을 꼭 해보시길 바랍니다”
여기에 우리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부처님의 마음을 덧붙였다.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은 그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하며 그 마음을 잘 써야 하는데요 우리는 우리의 현실이 우리 스스로가 빋어 놓은 갖가지 모순과 대림의 총화임을 자각하여, 그것의 총체적인 원인인 무명 번뇌 멸진을 향한 힘찬 신행과 원력을 다져야 합니다. 받아들임의 자세를 살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김숙자 발행인 / 김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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